원더풀 Mid-Life

적당한 무관심 본문

적당한 무관심

전성태 2019. 5. 7. 20:20

'성급함은 낭비를 만든다'는 서양 속담이 있다. Haste Makes Waste. 서두르면 일을 그르친다는 말이다. 모든 일에는 여유와 기다림이 필요하다. 그만큼 우리들은 과정을 생략하고 무엇인가 빨리 이루려는 습성이 있다. <느림의 미학>이라는 책들이 나온 것을 보면 쉽게 알수 있다.

자녀 교육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세상적인 기준을 가지고 자녀들을 대하며, 그에 부합하지 못하면 쉽게 다그치며 혼을 내는 부모들이 너무 많다. 부모의 대리만족과 보상을 위해서 자식을 수단시하는 현상이다. 한 사람을 고귀한 영혼으로 보지 않는 것이다. <엄마의 성급함이 아이를 망친다>라는 책이 있다. 아이들의 소질과 적성, 소중한 꿈을 무시한 채 부모의 생각대로 움직이길 바라는 부모들의 이야기이다.

흔히 자녀교육을 농사에 비유한다. 농사에도 꾸준함과 노력, 기다림이 필요하다. 시를 뿌려 모종을 하고 , 옮겨심고 거름을 주고, 잡초를 꾸준히 제거해주며, 더운 햇볕에 곡식들이 자라는 모습을 흐뭇함으로 지켜보는 그 기다림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면서 농부는 끈기와 인내를 배우며, 항상 애쓰고 노력하는 마음을 다진다. 이와같은 농부의 마음이 자녀교육을 이끄는 부모의 마음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녀교육에 있어서 '적당한 무관심'이 필요하다. 조그마한 실수에도 버럭 화를 내는 부모, 아이의 재능이 빨리 자라지 못하는 것에 조급함을 내며 다그치는 부모, 잘못한 점은 무조건 짚고 넘어가야 직성이 풀리며 늘 따져들고 간섭하는 부모. 이런 부모들의 성격으로 인해 아이들의 소중한 자존감은 점점 깎여들고 위축되는 것이다. 실수와 허물이 있다면 용서하고 그것이 왜 잘못인지를 설명해주는 여유와 기다림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만 된다면 아이는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고 깨우치며 스스로의 내면을 아름답게 채워나갈 수 있지 않을까.

위대한 인물에게는 위대한 어머니가 있었다. 링컨의 어머니도 그러하고, 미국의 성공한 메리케이 화장품회사 사장인 메리케이 여사도 동일하게 그 어머니의 훌륭한 자녀교육 덕택에 훌륭하게 자랄 수 있었다. 그녀의 어머니는 항상 '메리케이 넌 할 수 있단다. 괜찮아'라고 말하며 희망과 자신감을 주며, 인내함으로 아이를 기다려 주었던 것이다. 팔다리가 없어 절망한 닉부이치지를 세계적인 희망전도사로 키워낸 것도 그의 부모들이다. 자녀를 아름답고도 소중한 가치를 지닌 귀한 영혼으로 보았고, 그 아이의 육체적 조건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잠재능력의 무한함을 믿고 이를 끌어올리고자 힘겨운 인내로 지도한 그 부모 덕에 닉부이치지는 그 어떤 환경 속에서도 다시 설 수 있는 힘을 얻었던 것이다.

쉽고 빠르게 살아가려는 인스턴트의 세상에서 우리는 자녀교육에도 조급함을 드러내고 있다. 적당한 무관심은 그래서 필요하다. 너무 간섭하고 무조건 부모의 생각과 의견에 따르도록 순종을 강요하는 조급함이야말로 자녀의 앞길을 어렵게 만드는 불필요한 요소이다. 작은 실수에도 눈감아주고 용서해주며 친절하게 안내해주고 설명해주는 여유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 자세야말로 아이를 아이답게 만드는 기본적인 마음가짐이 아닐까.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팀(STEAM)교육  (0) 2018.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