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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 대표 시 본문

헤르만 헤세 대표 시

전성태 2018. 1. 1. 17:51
<헤르만 헤세 대표 시>


                  -안개 속에서-

기이하여라, 안개 속을 거니는 것은
모든 나무 덤불과 돌이 외롭다

어떤 나무도 다른 나무를 보지 못한다
누구든 혼자이다.

나의 삶이 아직 환했을 때
내게 세상은 친구들로 가득했다

이제, 안개가 내려,
더는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어둠을, 떼어 놓을 수 없게 나직하게
모든 것으로부터 그를 갈라놓는

어둠을 모르는 자
정녕 그 누구도 현명치 않다.

기이하여라, 안개 속을 거니는 것은!
삶은 외로이 있는 것

어떤 사람도 다른 사람을 알지 못한다.
누구든 혼자이다.

출처 : <헤르만 헤세 대표 시선>(전영애 옮김, 민음사, 2007)


                    -방랑의 길에서-
                                   크눌프를 생각하며

슬퍼하지 마라. 곧 밤이 오고,
밤이 오면 우리는 창백한 들판 위에
차가운 달이 남몰래 웃는 것을 바라보며
서로의 손을 잡고 쉬게 되겠지.

슬퍼하지 마라. 곧 때가 오고,
때가 오면 쉴 테니. 우리의 작은 십자가 두 개
환한 길가에 서 있을지니
비가 오고 눈이 오고
바람이 오고 가겠지.


                           -행복-

행복을 찾아 다니는 한
당신은 아직 행복을 누릴 만큼 성숙하지 못한 것입니다.
비록 사랑하는 모든 것이 당신의 소유가 된다 해도.

당신이 잃어버린 것에 한탄하고
목표를 정하여 초조하게 있는 동안은
당신은 아직 평화의 뜻을 알지 못합니다.

모든 희망을 포기하고
어떠한 목적도 욕망도 모르고
행복이란 말조차 부르지 않을 때

그때야 비로소 세상만사의 흐름은
당신의 마음을 괴롭히지 않을 것이며,
당신의 영혼은 안식을 찾게 될 것입니다.